자폐스펙트럼장애(ASD)를 겪는 아동의 핵심 증상이나 동반 문제를 약으로 도울 수 있을지는 많은 부모의 절실한 관심사입니다. 현재 자폐의 '핵심 증상'인 사회적 소통의 어려움을 직접 개선하는 것으로 승인된 약은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쓰이는 약(예: 리스페리돈)은 주로 과민함이나 공격성 같은 동반 증상을 완화할 뿐, 자폐 자체를 겨냥하지는 않습니다. 이 연구는 원래 치매나 파킨슨병 등에 쓰이는 두 약물, 메만틴과 아만타딘(둘 다 뇌의 NMDA 수용체를 조절하는 약) 이 자폐 아동에게 효과가 있는지 기존 연구들을 체계적으로 검토했습니다.

왜 하필 이 두 약일까요? NMDA 수용체 는 뇌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 전달과 학습·기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문(門)입니다. 자폐에서 이 신호 체계, 특히 흥분성 신호물질인 글루타메이트의 균형에 이상이 있다는 가설이 오래전부터 제기됐고, 그렇다면 이 수용체를 조절하는 약이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는 것이 시도의 배경입니다. 연구진은 여러 데이터베이스에서 87편을 1차로 추린 뒤, 기준을 충족한 8편(18세 미만 자폐 아동 대상, 위약이나 일반치료와 비교한 연구) 을 최종 분석했습니다.

결과를 보면, 두 약물 모두 안전성 면에서는 비교적 양호 했습니다. 심각한 부작용 없이 대체로 잘 견뎠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정작 자폐의 핵심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에 대한 근거는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메만틴은 인지·행동 측면에서 일부 개선 가능성을 보였지만 연구 방법의 한계(적은 인원, 대조군 설계 등)가 얽혀 있었고, 아만타딘은 항정신병약물인 리스페리돈과 함께 쓸 때 문제 행동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었으나, 부모 평가와 의사 평가가 서로 엇갈려 신뢰성에 의문이 남았습니다. 같은 아이를 두고 부모는 좋아졌다 하고 의사는 변화가 없다고 보는 식의 불일치는, 자폐 증상 평가가 얼마나 까다로운지를 보여줍니다. 연구진은 결국 대규모의 엄격한 이중맹검 무작위 시험 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리뷰가 '아직 불확실하다'고 정직하게 말하지만 연구가 여기서 멈춘 것은 아니라는 점 입니다. 뒤의 '관련 연구'에서 자세히 보듯, 이후 발표된 더 정교한 연구는 '자폐 전체에 듣느냐'가 아니라 '누구에게 효과가 있는지'를 가려내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즉 '자폐에 약이 듣느냐 안 듣느냐'는 단순한 질문에서, '어떤 뇌 특성을 가진 아이에게 어떤 약이 맞는가' 라는 정밀의학의 질문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 흐름을 알면, 오늘의 '불확실하다'는 결론이 실패가 아니라 다음 단계로 가는 디딤돌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 꼭 기억할 점이 있습니다. 자폐는 아이마다 강점과 어려움이 매우 다른 '스펙트럼'이며, 그래서 '모든 자폐에 듣는 만능 약'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약물은 어디까지나 언어치료·행동치료·교육적 지원 같은 검증된 개입을 보조하는 역할이지, 그것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인터넷에서 '자폐에 좋다'는 보충제나 시술 광고를 접하더라도, 이 리뷰가 보여주듯 실제 근거는 훨씬 조심스럽습니다. 약물치료를 고려한다면 반드시 소아정신과 전문의와 함께 아이의 구체적 증상·특성·동반 문제를 따져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효과와 부작용을 면밀히 관찰하며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최신 연구가 '맞춤형'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지금 시점에서 부모가 성급한 일반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어떤 아이에게 극적인 효과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우리 아이에게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결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근거가 쌓이기를 기다리며, 지금 확실히 도움이 되는 치료·교육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